우리는 흔히 집시들에게는 자유와 방랑, 슬픔의 원초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아니다. 그들에게 왜 떠도느냐고 물어봐라. 돌아오는 답은 하나다. 머물 수가 없어서, 살아남기 위해서 떠돌아 다니고 있는 거라고. 집시들의 음악! 폭발적인 울림. 정열, 강함, 붉은색, 그렇지만 그들의 음악은 수 천년을 머물지 못하고 떠돌아 다녔던 울분, 아니 이미 울분도 넘어버린 레드와인같은... 눈물이 흐를 수 없는 슬픔이다. 자유 분방한 집시들의 성격을 보여주듯, 곡은 느려지다가도 빨라지고, 빨라지다가도 느려진다. 게다가 연주자들조차 언제 이 곡이 끝날지 모른다. 악보가 없는 플라멩코. 집시의 음악들! 나는 그들의 음악이 좋다. 삶이 좋다(그들은 욕하겠지ㅋ). 그들의 슬픔이 좋다. 집시들은 가난하다. 먹고 사는 것마저도 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