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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내고향 제주 이야기... 6

두모악에선 그 누구도 카메라를 꺼내지 마라!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일 년에 몇 번씩 들르는 내 고향 제주……. 내가 고향을 떠나던 그 즈음. 한 젊은이가 내 고향, 바로 옆 마을을 찾아 들었다. 김. 영. 갑. 모든 이들은 이국적 풍경의 제주를 논하지만 피맺힌 역사의 남도. 나보다도 더 제주를 사랑한 그를……. 지금은 세상에 없는 그를 만난다. 1982년 처음 제주도에 발을 디뎠다가 첫눈에 반해 버렸다. 서울로 돌아갔지만 짝사랑은 사그라질 줄 몰랐다. 아니, 날이 갈수록 열병을 앓았다. 결국 3년 만인 1985년. 짐 싸들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제주에 들어와 꼬박 20년을 살았다. 스무해 세월, 지독했다. 함께 살고 싶다던 사랑하는 여인도 뿌리쳤고 부모 형제와의 연도 끊었다. “완벽한 백지 상태에서 제주를 받아들이고 싶었어. 절대 자유인이 되고 ..

동백꽃 지다 - 제주도 신흥리 동백마을

이제 완연한 봄이다. 꽃샘추위도 있는 둥 마는 둥, 성질 급한 봄이 바위처럼 도착해 있었다. 나도 몰래. 집을 나서면 꽃들이 학교 수업을 끝내고 운동장으로 달려 나오는 아이들처럼 서로의 위용을 어필하기 위한 생존의 욕구들이 등장한다. 봄의 꽃이다. 매화부터 시작인가 했더니 금세 개나리와 진달래도 피어난다. 자기만의 특기들을 앞세워 피어나는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이 정말 신비스럽다. 동시에 피어나 같은 꿈을 향하지만 똑같은 방법을 쓰지 않는다. 자기만의 주 무기가 따로 있다. 색깔과 향기다. 비슷한 것은 없다. 다 다른 것들이고 다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처음이어서 매화가 아름답고 진달래의 화려함. 혼자서는 빛을 발하기엔 조명이 조금 약하다 싶었는지 개나리는 군집생활을 한다. 그래서 꽃 이름 앞에 붙는 ‘..

어린 날의 꿈!

늦은 밤, 그 섬에서 옛날 옛적! 형사가 나의 직업이 될 것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왜 그랬는지 어떤 계기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내 인생이 그렇게 될거라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같다. 강력계 형사! 승진하고는 거리가 먼...ㅎㅎ 북한강에서... 이 직업에 대한 나의 상상은 늘 범인을 좇고 많은 피는 아니지만(아프니까) 왼쪽 관자놀이 위에 검붉은 피가 조금 흘러내리고 오른쪽 광대뼈에는 시퍼렇게 멍든 모습이... 눈매는 시라소니를, 각진 턱선은 태양인의 형상...(너무 나간건가ㅋ) 늘 사복차림에 양복은 명절에나 아버지 제사에나 한두 번 입을까 말까. 차이나식 점퍼에 지퍼를 2/3쯤 풀어헤치고 무릎 양 옆에 주머니가 달린..그래서 그 주머니엔 담배가 늘 들어있는... 바지 밑단은 옷수선집 할매에게 사정사정하여..

한라산 성판악 까마귀들...

그 섬에서의 하루 아침 비행기타고 고향으로 간다 저어기 낼모레 오십줄에 들어서는 주먹깨나 쓰고다닌 양반이 웃고 있다 배운게 운전뿐이라고 택시 몰다 덤프트럭 몰다 버스 몰다 몸 성한곳 없다 난 웃지 못한다 얼른 뒷자석에 몸을 꾸겨버렸다 "형! 성판악으로 간다" "......." 성판악에선 까마귀떼들이 날보고 비웃을 것이다. 어린 날도 그랬던 것처럼.. 성판악 까마귀들과 악수를 하고 나서야 제주가 된다. 동백나무길을 건너면 고향집이다 팔순이 되는 내 엄마 무릎이 아프다 몇년 전 양쪽 다 수술했다 멀리서 아들을 보고는 하얗게 웃으며 아장아장 걸어온다 난 웃지 못한다 시선을 돌려버린다 엄마에게 나는 밥한끼도 못먹고 배곯고 다니는 아들이다 오늘 다섯끼는 족히 먹어야 오래된 이를 보이며 온 얼굴의 주름까지 하얗게 ..

제주여행 추천, 위미리 사진갤러리, 서연의 집,제주 여행 에세이

제주 위미리 '마음빛 그리미'갤러리 육지에선 햇빛이 요란스러웠는데 여기 제주는 먹구름 투성이다. 아주 가는 보슬비도 같이 내린다. 사투리론 '진뱅이'라고 부르는데 우산을 쓰기도 뭐하고 안쓰기도 뭐한 아주 어정쩡한 빗방울이다. 남원 위미 포구, 제주 온 지 12년 됐다는 분이 이 포구 앞에 작은 미술관을 열었단다. 예전부터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었었다. 제주도 올레코스를 건다 보면 유명하거나, 제주의 숨은 명소들이 많다보니 이런 작은 느낌과 작은 이야기들을 느낄수 없다. 제주 토박이들의 이야기는 올레길보다 더욱 풍성하다. 제주 여행속에는 토박이들의 이야기가 반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놓치고 어떻게 제주를 알 수 있을까? 제주의 그림자를... 사진 갤러리 '마음빛그리미’ 아기자기한 사진들, 인상깊은 건 제주 ..

토박이들. 그들의 그림자!

제주​의 바람은 여전히 광기다. 한 쪽으로만 불어오는 것이 아니라 휘몰아 친다. 하긴 사방이 뻥 뚫려있는 섬나라이니 더욱 그렇겠지. 며칠 전 잠깐 동안의 여행! 제주에 갈 때마다 잠깐의 시간을 내어서라도 꼭 가는 곳이 있다. 표선에서 성산포까지의 거리다. 정확히 말하면 표선해수욕장에서 성산포 광치기해변을 거쳐 성산일출봉 왼쪽 작은 횟집 사이로 들어선다. 그 곳, 커피 한잔을 즐긴다. 그런데 문을 닫았다. 탐탁치 않지만 옆 작은 호텔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샀다. ​ 일출봉의 절벽이 쓰러질 듯 덮쳐오고 그 앞을 노리는 하얀 파도들이 떼지어 달려드는 일출봉! 거대한 현무암 덩어리! 저멀리 소가 누워 작은 굴곡을 만들어냈다. 평범한 동네의 야트막한 동산!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 이생진 시인의 말을 빌리면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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