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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34

꽃들이 사라져가

꽃들의 수명은 짧아 눈꽃은 만나지도 못했어. 진달래도. 개나리는 멸종 위기종이래. 매화는 몇 번 만났지. 시크하기가 장난아님 인사를 안해. 이놈은 좀 낫겠지 하면서 목련을 만났는데 굶어 죽었어. 임종이 가장 슬픈 꽃. 그게 목련이라네. 벚꽃은 우울약을 먹고 있대. 바람과 사귀는데 그가 비랑 양다리 걸친거지. 빨리 죽으려나. 숨쉬기를 거부한다네. SNS 찌라시에 난리 났었지. 꽃이 피면 꽃이 진다고 꽃이 지면 꽃이 핀다고 헛방송에 질려 버렸어. 난 불꽃 튀던 젊은 눈동자들 동공에 지진 비가 내려와 떠내려가는 아무도 없는 이 행성.

여기/Cafe Von 2021.04.28

매력적인 비감

우울증이란? 멜랑콜리아에서 매력을 뺀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멜랑콜리아란? 매력적인 비감이라 설명이 되는 건가ㅋ 어떤 글을 읽을 때도.. 어떤 글을 쓸 때도. 이런 기묘한 감각에 휩싸이곤 한다. ​ 그런 멜랑콜리아의 끝에서 어쩌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은 아닐까. 가슴이 아프고 난 뒤에야 찾아오는, 심쿵해지는 해소와 치유. 또 아파진다 해도 다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은 그런 글을 쓰고싶다. ​ 사랑 받지는 못해도 가끔은 떠올릴 수 있는 그런 매력적인... ​

여기/Cafe Von 2021.01.09

선택의 순간에는...

선택의 순간에는… 1. 항상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것을 선택하라. 두 명 이상이 무언가를 할 때는 내가 하고 싶은 첫 번째 것을 버려야 한다. 첫 번째 것들만 고집하면 '나뿐인 놈'이 되고. 두 번째 것으로 풀어 간다면 함께 빛날 수 있다. 2. 부모님이 암시하는 곳으로는 가지 마라. 그곳은 부모님이 갔던 길이다. 혹은 가고 싶었던 길일 수도 있다. 누군가 갔던 길은 편하지만 결국 그들을 넘지 못한다. 꿀은 이미 가져가 버렸다. 부모는 안전이 먼저여서 어쩌면 최고의 보수주의자이다. 그대에게만은! 그러니 선택에서는 항상 도전과 스펙터클함을 찾아가라. 3. 정상에 선 자들을 함부로 대하지 마라. 그들이 정상에 선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혹시 그대가 천재라 해도 감히 범접하지 마라. 엄청난 연습량과 운..

여기/Cafe Von 2021.01.09 (4)

일탈의 이유

강원도 평창 어디쯤! 전나무 숲입니다. 하늘이 언뜻 보이고 그 사이로 쏘아대는 빛들이 총알처럼 날아옵니다. 질투가 심해 발 뒤꿈치 들고 태양만 바라보다 줄기는 비쩍 골았습니다. 해바라기처럼! ​ 원래 고만고만한 것들은 함께 있어야 위력을 발휘합니다. 그 힘이 얼마나 세던지 태양마저 가리는 그림자의 세상을 만들어 놓습니다. 어둠의 세상 말입니다. 일탈입니다. 어둠을 부르는 전나무는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가 홀린듯 몸을 맞대는 탈선입니다. 불륜입니다. 위험하지만 햇빛이 속삭였기 때문입니다. 나를 키우는 사색의 그림자가 짙어가는 일탈의 짜릿한 오후입니다.

여기/Cafe Von 2020.07.11 (7)

억울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삶의 조언

1. 열심히 살면 안 돼. 특히 타인을 배려하면서. 왜냐고? 호구로 알아.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인 줄 안다고.' 열심히 살면 넌 호구야. 2. 잘 해주면 안 돼. 98%를 잘 해주려 하지 마. 헛짓이야. 차라리 2%를 잘못 안 하려고 애써. 다시 말하면 아무것도 안 해주면 100% 아무 말 없어. 기가 막히지. 그러니 이 걸 삶의 방향으로 삼아야 해. 왜냐고? 그 2%가 널 결정하거든. ㅅㅂ! 98% 잘 하고, 2% 잘못하면 넌 호구야. 3. 남을 도우려 하지 마. 어. 절대 알아주지 않아. 타인을 돕는 것엔, 1등이 없어. 2등까지 뿐이야. 그러니 돕지말고 가만히 있어. 2등 해. 타인을 도와주는 순간, 넌 호구야. 4. 너의 마음에서 이타주의를 없애. 필요 없어. 철저히 이기적이어야 해. 자기에게..

여기/Cafe Von 2020.07.10 (3)

길위에 뿌려진 시간만큼.. 군산으로..

도보 여행중! 어제는 찜질방에서 잤다. 오십명이 넘다보니, 시골 찜질방이 꽉 찬다. ​ 인심 좋은 주인 아줌마가 식당의 탁자도 다 치우고 거기서도 자라고 해서 공간은 확보를 했죠. ㅎ 집 밖을 나오면, 잠을 못자는 아이와 급우울해지는 친구, 볼일을 못 보는 친구들도 있기 마련. 그래도 뜨거운 온탕에 몸을 담그니 피로감이 급속히 밀려온다. ​ 보름날! 자정을 넘긴 시간! 한쪽 벽에 똬리를 틀어 헛 것같은 몸뚱이를 누인다. 수면 안대른 하고서... 잠이 쉽사리 오지 않는다. 잠시 몸을 뒤척이며, 바로 옆에 있는 중3 친구쪽으로 몸을 틀었다. 5초 뒤! 작은 남자아이 목소리가 들린다. "잘 자!" [으잉! 이게 무슨 소리지?] 다시 5초 뒤, "잘 자!" "으잉!" [도보한다고 피곤한 몸들이니 잠꼬대를 다 하..

여기/Cafe Von 2019.10.14 (11)

길위에 뿌려진 시간만큼..서해안 편

​​ 만리포에서... 태안 만리포를 왔다. 해마다 먼 여행을 떠나왔고, 혼자가 아닌 아이들과 함께. 만리포! 이곳에서 시작할 것이다. ​ 7박8일간의 도보여행! "2019 길위에 뿌려진 시간만큼...서해안편" 작년에는 DMZ 중동부 전선편이었다. 자그마한 비인가 대안학교의 재학생 전부와 교사들, 졸업생 스텝들. 긴 여행의 끝은 어디일까. 아이들에게 도보여행의 끝 지점이 다시 시작점이길 빈다. ​ 올해로 19년째 이어오는 도보여행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 아무것도 아니었던 친구의 아픔을 알게되고 이젠 나에게 무엇이든 되어 있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 만리포 뒤에는 천리포가 있었다. 어느 누가 말한다. "이 고개 지나면 백리포나 억리포가 나오는 거 아님?" 진짜 그렇게 나올게라..

여기/Cafe Von 2019.10.10 (3)

두모악에선 그 누구도 카메라를 꺼내지 마라!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일 년에 몇 번씩 들르는 내 고향 제주……. 내가 고향을 떠나던 그 즈음. 한 젊은이가 내 고향, 바로 옆 마을을 찾아 들었다. 김. 영. 갑. 모든 이들은 이국적 풍경의 제주를 논하지만 피맺힌 역사의 남도. 나보다도 더 제주를 사랑한 그를……. 지금은 세상에 없는 그를 만난다. 1982년 처음 제주도에 발을 디뎠다가 첫눈에 반해 버렸다. 서울로 돌아갔지만 짝사랑은 사그라질 줄 몰랐다. 아니, 날이 갈수록 열병을 앓았다. 결국 3년 만인 1985년. 짐 싸들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제주에 들어와 꼬박 20년을 살았다. 스무해 세월, 지독했다. 함께 살고 싶다던 사랑하는 여인도 뿌리쳤고 부모 형제와의 연도 끊었다. “완벽한 백지 상태에서 제주를 받아들이고 싶었어. 절대 자유인이 되고 ..

동백꽃 지다 - 제주도 신흥리 동백마을

이제 완연한 봄이다. 꽃샘추위도 있는 둥 마는 둥, 성질 급한 봄이 바위처럼 도착해 있었다. 나도 몰래. 집을 나서면 꽃들이 학교 수업을 끝내고 운동장으로 달려 나오는 아이들처럼 서로의 위용을 어필하기 위한 생존의 욕구들이 등장한다. 봄의 꽃이다. 매화부터 시작인가 했더니 금세 개나리와 진달래도 피어난다. 자기만의 특기들을 앞세워 피어나는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이 정말 신비스럽다. 동시에 피어나 같은 꿈을 향하지만 똑같은 방법을 쓰지 않는다. 자기만의 주 무기가 따로 있다. 색깔과 향기다. 비슷한 것은 없다. 다 다른 것들이고 다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처음이어서 매화가 아름답고 진달래의 화려함. 혼자서는 빛을 발하기엔 조명이 조금 약하다 싶었는지 개나리는 군집생활을 한다. 그래서 꽃 이름 앞에 붙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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