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대지의 아픔, 하늘이 눈물을 뿌려주던, 비 내리던 날! 그들을 만났다. 내 안의 '아니마'를 만나듯.. 그 무슨 운명처럼! 혼자가 아니다. 다가가면 갈수록 더 크게 울부짖는다. 가만히 뒷걸음으로 지켜본다. 안되겠다. 내가 거리를 조금 두어보자. 엄마, 아빠새가 날아 든다.
내가 오기 전부터 반복했을 위대한 연습! 생존과 위험과 높은 비상의 정점을 찍기 위한 연습! 어렵다. 날개 짓들이 아직은.
왼 날개와 오른 날개, 날개 짓들의 리듬이 깨졌다. 자꾸 부딪힌다. 지친다. '아! 내가 꼭 날아야 하나?'
엄마, 아빠새가 직접 나는 모습을 보여주어도 자신이 없는 건지. 기력이 다 사라진 건지 날지를 못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찻길에서 다시 숲 언저리로 옮겨주는 일. 다가가 손으로 들어 올리는 순간. 아빠, 엄마 새가 나에게 달려든다. 급 당황! ㅋㅋ그래도 나는 착한 일 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그런 나를 이들은 공격한다. 착하고 측은지심이 넘치는 나를 말이다ㅋㅋ (미친 내 생각이지...)
..... 잠깐! 내가 틀린걸까.....?
가만히 봤다. 그들은 위험한 곳에서도 입으로 물고 옮겨주지 않았다. 주변을 떠나지 않고 몇 번이고 하늘을 나는 모습을 끈질기게 보여준다. 나 같은 적군이 오면 곧바로 공격하면서...
나는 새가 아니다. 나는 그들도 아니다. 찻길에서 숲 언저리로 옮겨준다. 끝내는 내가 생각한 대로.. 내가 판단한 대로.. 내가 기억하고 싶은 대로.. 내가 느끼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이 순간. 예전의 내 모습으로 되감기 된 지금의 내가 파노라마된다. 두려울거다. 무엇을 행함에 있어 용기를 내본다는 것은 두렵다는 것이다. 다시, 두렵다는 것은 아직 용기 내볼 여지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나는 끝내는 날아오를 것이란 믿음이 부족했던걸까. 두어시간이 흐르고, 끈질긴 엄마, 아빠새의 노력으로 무엇보다는 아기새의 불굴의 용기로 날았다. 날아올랐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난다. 아빠, 엄마도 알고 있다. 아기새가 날아오르는 순간, 곁을 떠날 것이란 것을... 날아오를 때 까지, 딱 거기까지만 존재하는 내 운명. 위대한 연습과 함께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윽하게 쳐다보는 엄마, 아빠들.... 가슴엔 다음 삶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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