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그 어디에도 속하는....
다시 말하면, 쥐도 모르고 새도 모르는... 박쥐!
출처,미디어 호주나라
얼마 전 우리나라 테니스의 간판이 된 정현 선수가 호주 오픈에서 4강에 오를 때 선수들의 땀과 그 폭염은 간접적으로 나마 텔레비전을 통해서 느꼈었다. 지금 미국이 영하 40도로 떨어지고 유럽에도 한파가 밀어 닥치고, 이와는 다르게 남반구인 호주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시드니에서는 47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박쥐들이 산 채로 익어서 죽어 나갔다.
박쥐는 날 수 있게 진화된 유일한 포유동물이다.
사진 출처: 'Help Save the Wildlife and Bushlands' 페이스북
요 네스뵈는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이자 인기 뮤지션, 저널리스트 그리고 경제학자이다. 1960년생. 그의 소설의 주된 무대이기도 한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태어났고 현재도 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 만들기에 매혹되었고, 혼자서 공상하며 글쓰기를 즐겼다. 지구상 글쓰기의 모든 천재들처럼... 노르웨이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하고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밴드 디 데레(Di Derre) 활동을 시작한 것도 이때의 일이었다. 처음엔 인기가 없던 밴드가 팬들이 점점 그들을 기억하게 되고, 밴드 이름을 몰라 그냥 ‘그 남자들(Di Derre)’을 찾던 것이 훗날 밴드 이름으로 굳어졌다.
가장 인기가 좋았던 Di Derre의 2집 앨범
어느 날 네스뵈는 밴드 활동과 직장까지 그만두고 호주로 떠났다. 어떤 확신이 있어서라기보다 그저 ‘내가 글을 쓸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서’라고 했다. 이것을 난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냥 이 천재가 현재 같은 지구에 살고 있다는 것으로 눈감고 넘어가야 하나! 그로부터 반 년 후, 그의 첫 작품 ‘박쥐’가 탄생한다. 바로 ‘해리 홀레 시리즈’의 시작이다.
프랭크 밀러 감독의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박쥐’는 해리 홀레가 낯설고 더운 나라 호주에 발을 들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수사에 있어서는 천재적이지만 권위주의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버린다. 반항적 언행으로 종종 골칫거리가 되는 해리 홀레는 악과 싸우다 악에 스며든 매력적인 반히어로다.
니체가 말했다. ‘내가 심연을 쳐다보면 심연도 나를 쳐다본다’라고 말이다. 괴물을 없애려 하는 전사가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것과 같은 것처럼!
출처,박찬욱감독,박쥐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에서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저지를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며, 선과 악의 가운데에 서 있다. 뱀파이어가 사람을 죽여 피를 빨아먹는 것을 악이라 부를 수 있나?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선과 악을 정하는 건 아닐까?
박쥐들은 반향정위를 이용하여 먹이를 찾고 소통한다. 근처에 있는 물체로 부터 반사되는 파장이 돌아오는 소리로 듣는 거다. 우리의 산 메아리, 동굴 메아리가 이것일 것이다. 선과 악은 그렇게 돌고 도는 것일까. 여기에도 속하지 않고 저기에도 속하지 않은 회색 그 자체, 기회주의자라 불리우면서. 박쥐는 낮과 밤의 중간 지점에서, 황혼과 월야의 중간에서 떠오른다.
박쥐는 쥐일까? 새일까? 그 무엇도 아닌 그것일까?
추리소설가, 요 네스뵈, 얼마전 이 소설가 원작의 영화 '헤드헌터'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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