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리듬 속에서 현란한 기교를 선보이는 기타 연주, 원색의 화려한 주름치마를 입고 격렬한 발놀림과 몸짓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무용수, 그리고 거칠고 깊은 목소리로 영혼을 뒤흔드는 노래. 스페인 남부의 따가운 햇살 아래 마지막 발길을 내디뎠던 집시들의 피 끓는 한이 담긴 플라멩코(flamenco)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렬한 개성을 지닌 예술이다.
역사 속에서 쌓인 이 지역 이슬람 문화의 흔적과 집시들 특유의 감성이 뒤엉킨 플라멩코는 고유의 춤을 보지 않아도, 귀에 들리는 소리들만으로도 경이로운 음악적 감동과 농도 짙은 정서를 전한다.
14세기부터 발전한 플라멩코는 집시, 안달루시아인, 아랍인, 유대계, 스페인의 민요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는 비잔틴과 인도 등 동양까지도 거론되는 걸 보면 얼마나 많은 문화들과 삶들이 얽혀있을까. 돌아보면 집시의 예술은 모든 예술가들에게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을 많이 끼치지 않았을까 싶다.
19세기에 집시들이 직업적으로 춤을 추게 되면서 플라멩코가 집시의 음악과 춤으로 말하게 되었다. 보통 기타 음악과 즉흥 춤 을 수반하는 칸테(노래)로 구성된다. 심오하고 장중한 플라멩코는 무의식의 비장함을 동반한다. 죽음, 번뇌, 종교 등도 다룬다. 그렇지만 나는 ‘불꽃(사르비아)처럼 사라지다'란 어휘로 쓰고 싶다.
그림출처,Mark Spain 아트컬렉션/유튜브 http://goo.gl/ywNVIW
플라멩코의 본질이라는 ‘두엔데(duende)'는 원래 플라멩코라는 노래나 춤을 출 때 예술적인 몰입이 정점에 달하면서 접신의 황홀경 그 경지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음악 칼럼니스트 이용숙씨는 ‘춤의 유혹’에서 “플라멩코 가수의 노래나 댄서의 몸짓에 스며있는 깊은 고통과 한이 우리의 모든 감각 기관을 통해 전달될 때, 몸속에 갇혀 있던 영혼이 몸 밖으로 튀어 나오는 듯한 느낌. 그것이 바로 두엔데다.” 라고도 설명한다.
하여튼 이 세상 그 누구도 말로는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인 것이다.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폭발적 감정. 좀 더 쉽게는 ‘전율’ 아니면 ‘어느 순간 머리 위로 내려 꽂히는 벼락’, “맹수가 먹잇감을 덮치듯 우리를 기습한다. 이렇게 되면 댄서, 가수 심지어 청중까지도 두엔데 상태에 이를 수 있겠다.
출처,지식백과,세계문화유산
두엔데에 빠지면
옷을 찢는다.
유리창이나 접시를 깬다.
스스로를 후벼판다.
광란이 된다.
마약이다.
한마디로 미쳐버린다.
오로지 정신의 또는 영혼에 의해서만
도달하는 오르가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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