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전화가 왔다. 콩닥콩닥 오래도 사귄 사람이다. 가까운 곳에 살았으면 벌써 싸우고 안 봤을 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우린 먼 곳에 살고 있으니 서로의 옷에 묻은 검정이 안 보여서 좋다. 손님 맞을 준비도 안했는데……. 어떻게 맞이 해야 하는 지도 다 잊어버렸다. 옛날, 오줌 누는 법을 잊어버렸듯이. 서울에 있는 형인데, 한 20년을 동종업종에 일하다 보니 1년에 한 두 번은 꼬박꼬박 만나게 된다. 형이지만 내가 함부로도 대했던 적도 있고, 형이 나한테 고집피울 때도 있었다. 20년 만에 형과 나는 일 이야기 말고 각자의 이야기를 했다. 나야 동생이라고 살짝살짝 힘든 얘기들을 비치긴 했어도 형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쪽 팔리는 상황이다. 나만 아픈 게 아님을 익히 알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