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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미투를 보면서 드는 미안함들...

von3000 2019. 1. 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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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감사합니다!”

 

 

요즘 빙상계의 미투가 새해를 강타하고 있다.

피해자인 전 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안타까운 공감과 함께 굉장한 미안함을 동시에 갖게 된다.

그런 아픔을 딛고 난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더 환호했으니 말이다. 확실히 공범자가 된 기분이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전하고 싶다.

그대들은 평생 잊히지 않을 생채기를 안고 살아갈 것이다.

난 여기서 사과 한마디 하고 마는 그런 메달을 땄을 때 처음으로 했던 한마디!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감사합니다!” 라고 인터뷰를 시작한 모습이 절규였을 줄이야....!

국민들에게 사려달라는 호소일 줄이야....!

 

사진출처,뉴시스

 

 

우리가 따뜻하게 보듬어 준 적 한 번 없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엘리트 스포츠 시스템이 정착한 것은 군사정권 시절이던 1966년 거슬러 올라간다.

태릉선수촌이 문을 연 이후 진천선수촌까지,

국가대표들을 한데 모아 집단 훈련시키는 현재의 시스템은 메달을 따기 위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미명 아래 스포츠는 통치의 한 방편이 됐다.

온 국민은 TV를 지켜보며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마다 자기 일처럼 열광했다.

나 또한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환호하였으며,

은메달을 목에 건 한국 선수의 울음을 TV를 통해서 본 적도 있다.

 

2등은 있으되, 한국에서는 기억되지 않는 2등이다.

경쟁에 목 매달고 사는 이 시대의 가장 추악한 장면 중 하나가 지금 매일 폭로되고 있다.

엘리트 체육교육이 낳은 괴물들인 것이다.

아니! 다시 말하면 지금 교육이 낳은 괴물들이다. 곧 인간이란 종족은 궤멸할 것이다.

 


엘리트 스포츠의 폐단과 한계가 스포츠 미투와 폭행사건을 계기로 이제 수면 위에 드러났다.

하지만 이런 성적 지상주의가 가져온 것은 이렇게 큰 아픔뿐이었다. .

금메달 몇 개를 따서 종합순위 몇 위를 거두겠다는 목표 아래 선수들의 인권은 그렇게 철저히 유린된 것이다.

특히 선수촌의 폐쇄성과 상명하복 체계는 지도자가 선수를 성노예로 만들었다.  

분노와 폭행을 배설하는 공간으로 변질됐다.

괴물이 활개치는 감옥이었다.

 

이미 다른 나라들은 생활체육으로의 변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른 나라에는 전혀 없는 올림픽 종합순위를 언론은 앞 다퉈 보도하고 그냥 그걸 믿는 우리는 공범이 되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뿌리를 뽑지 몰 할 바엔 없애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한국체대부터....!

올림픽에 못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사람이 있고 운동이 있다.

,

 

 

 

몇 년 전, 프로 야구선수로 있다가 은퇴한 친구 한 명을 만난 적이 있다.

이 친구와의 대화에서 초등 학교 때부터 야구를 했단다. 당연히 오전 수업만 하고.

시합이 다가오면 오전 수업마저 가지 말라고 한다.

늦은 밤 시간동안 연습이다.

내가 좋아서 원해서 했을 때 그 능률과 기력이 솟아오르는 데...

소위 빠따도 많이 맞았단다. 이건 대한민국 국민이면 거의 다 아는 사실이지 않는가.

 

그런데 이 친구가 우려하는 것은

운동을 하다 다치거나 순위에서, 실력에서 밀려 떨어져 나온 친구들은 할 수 있는 게 없단다.

학교교과 수업도 들어가지 말라고 했으니 아는 것도 없고, 야구만 했으니 친구도 없다.

 

친구가 없으니 소통에 방법도 몸으로 배우지 못했다. 다수는.

그래서 자기라도 나선다고.

아주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할 수 있게 말이다.

 

 

 

 

사진출처,연합

 

 

누가 책임을 질까?”

다들 숨기기 바쁘겠다.

아니면 불감증에 걸려 이미 악의 행동을 우리가 해버리는 건 아닌지…….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란 말이 더욱 절실하게 들어온다.

 

그러니까. 이게 어디 빙상뿐일까?

이번 기회에 체육뿐만 아니라 또 다른 쪽도 함께 열어보자. 감추지들 말고! !

 

지난 번 월드컵 당시에 아이슬란드 대표 선수들의 직업에 대해 회자되었다.

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정 집 앞에서 벌어질 클럽, 생활체육으로의 실질적인 변화가 없는 한 괴물들은 우후죽순으로 여러 지역에서

숙주들을 키워 나갈 것이다.

 

인간 멸종의 시대가 다가옴을 느낀다.

빛이 있는 곳엔 반드시 그림자도 같이 탄생한다.

그 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림자의 색깔은 더 깊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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