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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감옥! 4시간의 자유! 퓨마 탈출사건

von3000 2018. 9. 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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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의 감옥! 4시간의 자유!

18일 저녁,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던 순간. 한쪽에서는 자그마한 소동이 벌어졌다. 다름 아닌 퓨마였다. 자그마한 소동으로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동물들의 본능제거라는 가학적 현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아이들에게 교육용으로 데리고 왔든, 상업용으로 데리고 왔던지 동물이 자신이 살기에 최적화된 곳을 버리고 감정 상태를 제로로 만들었다. 비좁은 우리에서의 생활은 정말 아니지 않는가? 이 스트레스에 미쳐버리는 것은 당연하다.

아이슬란드를 다녀오지 않아도 아이슬란드란 나라가 있다는 건 안다. 달나라에 가보지 못해도 달이 있다는 건, 토끼가 안사는 건 유치원생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아이들 교육용이라는 택도 없는 소리는 더 이상 거론하지 마라. 옛날 노예와 기형아들을 우리에 갇혀놓고 사람들이 구경하고 돈을 받는 전근대적인 상업성들에 분노가 솟구친다.

식물원도 예외는 아니지만 식물원은 그래도 이식을 해도 생존가능한 곳에 만든다. 동물원, 이젠 아니다. 텔레비전만으로 봐도 다큐멘터리에 야생동물들의 삶이 수두룩하다.

모든 생명은 그들의 삶이 거룩해질 때까지 살다 가야 한다.

이날 510분쯤 대전 동물원 '오월드'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다는 소식이었다. 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사육사 부주의였다. 이에 태풍·지진 때나 보던 긴급재난문자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갔다. 외출을 자제하고 주의해달란 내용이었다.


 

출처,사살된 퓨마 '호롱이'의 생전 모습./사진=온라인 커뮤니티


8년간 갇혀 지낸 호롱이는 우리 밖으로 처음 뛰쳐나왔다. 이번에 탈출한 퓨마 이름은 '호롱이'. 8년생 암컷이었다. 몸무게는 약 60kg으로 성격은 온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야생퓨마는 사람들을 노리지는 않는다.
탈출을 지속했던 시간은 약 4시간34분 남짓. 멀리 가지도 못했다. 동물원 내에서 배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짧게 맛본 자유의 대가는 컸다. 마취 총을 쐈지만 듣지 않자 이날 밤 944분쯤 결국 사살됐다.

오월드를 관할하는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일몰 후 날이 어두워지고 원내에 숲이 울창해 더 이상 시간이 지체될 경우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상황에 따라 사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도한 사살이었단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마취 총을 더 쏘지 그랬느냐, 동물원 내에 가만히 있었다는데 생포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국민 청원 방에는 19일 오후 기준 퓨마 관련 청원만 80여건이 쏟아졌다. 해당 동물원을 폐쇄해달라는 청원은 하루 만에 4만 명이 넘는 지지를 받기도 했다.

어린 퓨마는 어두운색의 큰 얼룩무늬가 있는데 이 얼룩무늬는 생후 3개월부터 점차 없어진다. 발은 넓고 뒷발에는 4, 앞발에는 5개의 발가락이 있다. 발톱은 감출 수 있게 되어 있으며 날카롭고 휘어져 있다. 뒷다리가 길어서 산악지대를 잘 돌아다닐 수 있다

주로 야행성으로 시각, 청각, 후각에 의존해서 행동한다. 어미를 떠난 새끼 수컷들은 다 자랄 때까지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한다. 성질은 온순하여 사람을 습격하는 일은 거의 없다. 먹이는 사슴, 비버 ·산미치광이 등이며 때로는 가축을 덮치기도 한다. 번식기는 12~3월이며 영역을 확보할 때까지 교미를 하지 않는다. 매년 번식을 하고 임신 기간은 1314주간이며 한배에 2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눈을 감고 있으나 생후 2주일이면 눈을 뜬다. 평지에서 4,000m고지에 걸친 평원, 사막, 열대우림 등에 서식한다. 캐나다 서부에서 남아메리카의 파타고니아까지 분포한다.(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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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롱이의 죽음을 계기로 동물원 내 야생동물들의 복지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퓨마만 해도 굉장히 넓은 지역을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세력권을 되돌아보는데 일주일이 걸린다는 보고도 있다. 저지대 열대우림, 습지, 초원, 건조한 덤불지역 등을 가리지 않으며, 해발 3350m에도 사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야생성을 가진 동물들을 좁은 사육장 안에 평생을 가두는 것이다.

대형 동물원은 사육 환경 기준이 있어 그나마 낫지만 소규모 동물원들 사정은 더 열악하다.
스트레스를 받은 야생동물들은 이상 행동을 보인다. 대표적인 게 '정형 행동'이다.

동물행동심리전문가인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교수는 "울타리에 갇힌 동물들이 같은 장소를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게 정형 행동"이라며 "난폭한 행동도 아무래도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동물원 동물들의 복지를 위한 세심한 법제화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5월부터 시행 됐지만, 동물원 동물들의 복지는 요원한 실정이다. 동물원 설립 및 운영 근거만 나와 있고, 구체적인 동물권 관련 조항은 미비한 '반쪽짜리 법안'이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대표는 "전시 동물의 복지가 미비하다. 해외에서는 100년 전부터 중시하고 고민해오던 것들"이라며 "콘크리트 사육장에 가둘 것이 아니라, 야생동물들의 생태적 습성을 고려한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난 여기에다 조금 더 얘기하면 동물이면 동물이지, '전시동물'이란 뭘까? 스스로의 운명을 그들은 정하지도 못한다. 하긴 인간들은 뭐 스스로의 운명을 정하나? 햐여튼 동물들은 고향으로 보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전시동물'이 필요하다면 야생동물들의 본능을 일깨우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동물들이 사냥감을 잡아먹는다던지 번식행동을 한다든지 구애행동을 한다든지 그런 걸 자연스럽게 해야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 먹이를 줄 때도 (사냥 본능을 자극하는 등) 무언가 일해서 스스로 먹을 수 있게, 그런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애완견이나 야생에 사는 동물들도 모두 자유롭게 살알 권리가 있다.

퓨마 '호롱이'의 죽음을 애도한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8일 국제적으로 공인된 순수혈통인 조셉(8세 수컷)과 펜자(9세 암컷) 사이에서

백두산호랑이(시베리아호랑이) 4마리가 태어났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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