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구스타프 융의 자서전 <기억 꿈 사상>. 융의 제자이자 여비서인 아니엘라 야페가 1957년부터 약 5년 동안 그와 나눈 대담을 엮은 것이지만, 융이 직접 문장들을 검토하였기 때문에 거의 융 자신의 집필로 이루어진 저서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죽은 후에 출간해야 한다는 융의 뜻에 따라, 그가 86세의 나이로 죽은 다음해인 1962년에 출간되었다.
“칼 구스타브 융(Carl Gustav Jung)은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분석심리학(分析心理學)의 창시자이다.1875년 스위스 북동부 작은 마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고, 스위스 바젤 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후 1900년 취리히대학 부속 부르크흴츨리 정신병원의 E.블로일러 교수 밑에서 정신의학을 전공하였다. 1904년경 정신분석의 유효성을 제일 먼저 인식하고 연상실험을 창시하여, S.프로이트가 말하는 억압된 것을 입증하고, ‘콤플렉스’라 이름붙였다. 이어 1906년 정신분열병의 증상을 이해하는 데에 정신분석이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실제로 칼 융을 이해하려면, 프로이트와 아들러를 거칠 때 훨씬 쉬울 수 있다. 변증법적 원리로 이해하는 것이다. 프로이트를 정(正), 아들러를 반(反), 그리고 융을 합(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치료의 선구자인 프로이트는 생물학적 결정론을 정신의학으로 바꾸었고, 아들러는 그것에 반대해 사회학적 특성(권력)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융은 그것을 모두 통합시킬 수 있는 폭을 가졌다.
`예기치 못한 일들과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일들이 바로 이 세계에 속하는 것'임을 인정해야 된다고 말한다. 융은 오직 그런 태도를 사람들이 가질 때에야, 우리 세계와 삶은 온전해 질 수 있다고 보았다. 거기에 하나를 더 정직히 보탠다. "나에게 세계는 처음부터 무한히 크고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길 La strada>, 페데리코 펠리니, 1954
융의 설명은 분명하다. 존재와 우주, 그리고 세계가 과연 이성으로, 과학으로 완벽히 설명될 수 있는가? 동, 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심령현상을 경험했다. 그것은 예감이나 물리적 사건, 우연의 일치라는 모습으로 현실 세계에 등장한다. 신앙의 세계에 들어서면 이 같은 심령현상은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모습을 띄기도 한다. 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이성으로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정할 수 없다고 융은 잘라 말한다. 융 심리학이 신비주의와 종교적 색채를 띄고 있지만, 무의식 자체가 그런 성질을 이미 갖고 있다. 20세기 초반 프로이트와 융을 통해 무의식이 발견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이성주의로 대표되는 `의식'이 인간의 총체적 정신이라고 착각해 왔다.
인간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성주의와 합리주의가 얼마나 황폐한 타락과 일탈로 나아갔는지 살아있는 인간의 역사가 증거한다. 사람은 의식으로 살지만, 그것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작은 쪽배에 지나지 않는다. 무의식이란 대해와 심해를 기억하라. 이 자서전은 인간 융이 내면을 향해 띄운 무의식의 탐사선이었다.
<Dangerous Method>,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2011 칼 융(오른 쪽, 마이클 파스밴더 분)과
그의 연인이자 환자(키이라 나이틀리 분)와의 관계를 다룬 작품.
우리의 정신이 필요로 하는 바도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중세와 고대, 원시시대가 아직도 끝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우리는 발전의 분류(奔流)로 휘말려 들어가 거친 폭력으로 미래를 향해 밀려가고 있으며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우리의 뿌리로부터 떨어져나가게 된다.
옛 것이 한번 파괴되면 그것은 대부분 아예 없어지고 만다. 그리고 파괴적인 전진은 결코 그칠 줄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이러한 관계성의 상실이며 근원과의 단절로서 '문화 속의 짜증'과 성급함을 야기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발전의 역사가 아직 전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현재에 사는 대신 미래에 살며, 황금시대가 오리라는 터무니없는 약속에 의지한다. 사람들은 점점 깊어지는 결핍감과 불만, 초조감에 사로잡힌 채 새로운 것을 향해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돌진하고 있다.(421쪽)
인터뷰 안하기로 유명한 칼 융이 돌아가시기 전 BBC방송과 인터뷰를 한다.
수백만의 시청자가 모두 다 숨죽이며 귀 기울 때 인터뷰를 진행하던 친구가 개인적인 질문 하나를 하겠단다. “신이 정말 존재합니까?”
칼 융은 대답합니다. “나는 신을 압니다”
사진출처,drwook불로그
칼 구스타프 융의 명언 중 하나!
“무의식을 의식화 하지 않으면 결국
무의식이 우리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우리는 이런 것을 두고 ‘운명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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