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이슈! ~

슬픈음악의 나라 헝가리, 부다페스트, 글루미 선데이...

von3000 2018. 2. 25. 22:27
반응형

야경이 아름다운 헝가리는 슬픈 음악의 나라다.

너무 아름답고 슬퍼 사람을 자살로 이끈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Gloomy Sunday란 영화를 봤다. 우리나라에서 2000년 개봉하고 다시 재개봉 됐던 영화다. 멜로이면서도 너무 진부하지 않고 루즈한 느낌이 들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그런 영화! OST 한 곡이 악기를 바꿔가며, 끝날때까지 흘러나오는 음악 영화이다. 또한 이 영화는 헝가리를 이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속살을 보여주는... 그렇게 입을 닫게 하고, 끝없이 침잠하게 하는 사색들을 던져준다.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헝가리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으로 참전했으나 졌다. 2차 세계 대전에는 독일·이탈리아 측에 가담하였으나 졌다. 전쟁 말미에는 온나라가 폐허가 되었으며, 전쟁 후에는 사회주의였던 소련의 세력권으로 들어가게 된다.

패전국으로 땅 다 잃고 미국의 경제공황의 여파로 경제는 파탄나고 주변국들 눈치보면서 사는 신세로 전락한 시기에 탄생한 노래. Gloomy Sunday!

 

 

 

이 노래의 작곡가 레조 세레스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그가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연주했으며 그리고 헬렌이라는 아름다운 연인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헬렌은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꼽혔다. 레조는 헬렌이 자신을 떠나가자 실연의 아픔을 견딜 수 없었고 그때 작곡한 노래가 바로 '글루미 선데이'였다.

이 노래가 나오고 180여명이 자살했으며, 경찰이 현장을 찾았을 때는 이 노래가 반복 재생되거나 악보를 손에 들고 있었다는 소문들이 온 유럽에 퍼진다. 그래서 헝가리 당국이 금지곡으로 정했다는 설도... 레조 세레스는 이 노래를 작곡한 후 손가락이 점점 굳어져 마침내는 두 손가락만으로 피아노 연주를 해야 했고 악보조차 읽을 수 없었다. 고소 공포증(영화에서는 다리위를 잘도 다니던데..ㅋㅋ)이 있어 높은 곳에 설 수조차 없던 그였지만 이상하게도 고층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자살했다. 죽음의 순간, 레조는 '글루미 선데이'를 듣고 있었다(?)

 

 

 

하지만 진실에 가장 가까운 설명은 레조가 우울로 인해 죽었다는 것. 글루미 선데이 이후 단 한 곡의 히트곡도 내지 못했고 그런 심리적 압박감에 눌려 살았던 인생이 결국 우울증이 되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만들었던 게 아닐까. 글루미 선데이 발표 후 30년 후에 죽었으니까...  이런 소문들도 헝가리가 불행하게도 전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곳(지금은 아니지만)이다보니.... 헝가리인들은 높은 자살률을 가리켜 스스로 '헝가리의 서글픈 전통'이라고까지 표현한다.

 

1933년 처음 발표된 버전은 연주곡이었고 제목도 '세계의 끝'이었다.1935, 작사가 야보르에 의해 가사가 만들어졌고 제목도 슬픈 일요일이 되었단다.. 부다페스트에서 음악을 뺀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굴곡진 역사에서도 그들이 살아남아 일어설 수 있게 만든 것이 음악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음악은 마쟈르인(헝가리의 95%)을 살리기도 하고 또 죽이기도 하는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이다.

 

 

악기의 왕인 피아노 한대로 울려나오는 글루미 선데이를 꼭 들어보면 좋겠다. 다만 내가 이 음악을 듣고 우울한지 아닌지를 따지지 말고 그냥 음악에 빠져드시라. 그러면 그 카페에 앉아 있는 20C의 스스로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글루미 선데이에 빠진 사람은 나뿐만은 아님도 금방 알게 된다. 빌리 할리데이, 루이 암스트롱,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 지미 위더스푼, 애타 존스, 엘비스 코스텔로, 레이 찰스, 모리스 쉬발리에, 톰 존스, 셸리 만, 사라 맥라클란, 내가 좋아하는 아일랜드 가수 시네이드 오코너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뮤지션들이 이 노래에 젖어 들었으며, 열광했다.

 

 

헝가리 출신의 프란츠 리스트. 그는 위대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이다. 리스트는 교향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시해 관현악 분야에 혁명을 일으킨 혁신주의자다. 리스트는 교향곡이라는 옛 형식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여 교향시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교향시(symphonic poem)’라는 말은 교향곡’(symphony)’(poem)의 합성어로 시적인 교향곡을 말한다.. 그러니 '리스트 이전에 리스트 없었고 리스트 이후에 리스트 없다.'는 말처럼 낭만주의를 이끈 최고의 음악가이다.

리스트의 헝가리안 광시곡(랩소디)은 집시의 음악과 헝가리 민속 음악에서 탄생했을 것이다. 토속적인 헝가리 사람들이 즐겨 흥얼거리던 음악은 사실 집시들의 음악과 큰 상관은 없다. 다만 헝가리가 집시들에게 국경을 개방한 몇 안되는 나라였으므로 자국 안에 집시들이 많이 있었고, 또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이 헝가리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서 집시 음악의 형식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일 뿐이다. 브람스 또한 헝가리 음악 여행 중에 작곡했던 '헝가리 무곡'(물론 표절 논란이 있었지만...)이 있을 만큼 집시 음악과 헝가리 민속음악을 좋아한 것 같다.

 

                                       교향시의 창시자, 프란츠 리스트

 

헝가리와 우리나라의 관계는 그리 길지 않다. 소련 몰락 후 1989년이 되어서야 왕래가 이뤄지기 시작한다. 정말 희한한 것은

21세기 들어오면서 한국이 헝가리와 세계 1위를 놓고 다투었던 적이 있었다. 자살률이다. 1,2위를 다퉜으니... 그러나 지금 헝가리의 자살률은 급격히 떨어졌고 한국이 러시아, 일본, 이탈리아를 제치고 1위를 오래도록 수성하고 있다. 슬퍼해야 하는 대목인데.. 헛웃음만 나온다.

슬픈 음악의 나라! 헝가리! 주변 국가의 침략이 끊이지 않았던 슬픈 민족이지만 그들의 저력은 이렇게 혁신적인 음악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듯 하다.

 

 

헝가리 국회의사당 야경

 

 

 

댓글과 공감은 저에겐 항상 힘이 됩니다.  꾸~벅!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