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Cafe Von

교육에 대한 짧은 단상

von3000 2018. 11. 1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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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한척

 

하얀, 너무나도 하얀

 

아주 오래도록
이 길을 걸어갑니다.
왜 걸었는지는 나도  잘모르겠어요.
그냥 흘러왔던것 같고
살아왔던것 같고
견뎌낸  것만 같아 
마음이 많이 쓰라립니다.
좋은 일도 많았지요.
아이들은 나에게 많은 웃음을
선물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인것 같습니다.
나의 웃음 사라져 버린 날이
팔월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아이들 때문도 아니구요.
어른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은 나의 잘못이죠.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씨익 웃어 넘기지 못하는
그리하여 잘삐치는, 화 잘내는, 말못되게 하는, 같이 일할수 없는
그렇게 회자되어진,
그런 내가 잘못인거죠.

머리로는 나의 잘못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마음은 안그렇습니다.
자녀를 놓고 의견이 다를수 있습니다.
그 다름이  뒷담거리는  아닐진대
그렇게 무심코 말을 던지는 분들
아니 작정하고 끼리끼리 이야기 나누시는 분들
아이들을 통해서도 들리고
또 그 뒷담이 지구 한바퀴를 돌고오기도 하더라구요.

제가 들은 이런 이야기
아이들의 언어는 아닙니다.
어른들의 말씀들이죠.
저를 모르시는 분들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관계자들이죠
그런데 사실 이 관계자분들 나를 잘몰라요.
대화도 몇번 나눠보지 못했죠
일년의 한두번
나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판단할 수 있죠?
바로 이것이 지난  시간
나를 가장 힘들게 한것이었죠.
지금도 그렇구요. 미쳐버릴 정도로 아니 사실은 미쳤죠 .
그래서 불안들 하신거구요.
참 많이 생각했습니다.
왜그럴까?
많은걸 알아버린것 같았습니다.

미치니까 좋은것도 있더라구요.
예전과는 다른 생각들이 떠오르고
예전과는 달리 솔직해지구요.
그래도 아직도 눈치를 조금은 보는것 같아요.
가슴을 조여오는 통증을 느끼는걸 보면

전 지금이 좋아요.
화가 조금씩 나도
숨쉬기가 곤란할지라도
오랫동안 약물에 쩔어 있더라도
알수없는 불안과 우울이 나를 삼킬지라도
지금이 훨씬 좋아요.
나 스스로에게 솔직할수 있으니까요.
졸업한  아이들에게도
지금 재학하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왜그랬는지 따지고도 싶으니까요.
예전에는 관계가 깨질까봐
가운데 끼어있는 아이들이  힘들까봐
할 말 다 못했죠
이제는 솔직할거예요.
내가 드는 생각,
현재 다가오는 나의 감정
내가 말안하면 누가 말해주나요?

솔직한 얘기 하나  더 할까요?
나는 지금 갖고 있는 마음의 병을 사랑할거예요.
오래도록 나와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나는 내 감정에  솔직해지고 있어요.
하루동안의 삶을 보더라도
99%는 감정에 따라 움직이잖아요?
마음이 아프다는걸 느끼고 나서
참 힘들었죠.
마음의 병의 표현이  신체화로 나타나니까요.
이 힘듦보다도
하얗게 되어있는 내 모습에 참 기뻤어요.
밥먹을때나, 차마실때, 술마실때도
내 감정이 편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게 당연하죠.

예전엔 아이들에게 많은걸 주려했었죠.
정보를 많이,  경험을 많이, 지식을 많이
그렇게 바쁜게 열심히 하는것 같았죠.
그렇게 꽉채워 검정을 만드는건 아닌거같아요.
삶은
하얀색이더라구요.
교육 방법론에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아주 특별한 교수법이 필요할까요? 아니죠.

교육은 채우는게 아니라 비워내는 것이잖아요.
난 우리 아이들이
순백의 하얀색깔의 삶을 살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교육은 그래서 하얀색입니다.
그러니 취업이니,진학이니, 알바니
스무살이니 니 용돈은 니가 벌어라
그러지 말자구요.
다른 나라에서도  졸업하고  1~2년은
당장 돈벌러가는게 아니고  집을 떠나
여행도 가고, 인턴쉽도 가고
그렇게 배워나가는걸 경험하는 시기인거죠

하얀, 너무나도 하얀 세상이 되기 위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나의 시대, 내 자녀의 시대,
그 후손들의 세대에서도 못 이룰수 있겠죠.
그러니 우리.
끝내는 올것이니
내 자녀에게 풍족한,안전한,
높은데 앉을것을
독촉하지 말자구요.
그때까지 우리의 각자 하는일을  열심히 하여
잘이어주기 해야합니다.

저는 기다립니다.
하얀  나를.
하얀 그대들을
하얀, 너무나도 하얀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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