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아타루,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밤의 기록
제목이 거의 '선언'이다.
일본의 젊은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사사키 아타루의 책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이란 책이다.
책속에서 중세부터의 철학과 혁명에 관한 철학적 접근법을 이용한 책이다. 좀 지루한 듯 보이지만 역사를 좋아하는 나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었다.
일단 제목부터가 확 땡긴다.
제목은 50세의 나이에 파리 세느강의 몸을 던진 유대인 시인 파울첼란의 시의 글귀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들쳐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실 창조적일이란 게 그리 많이 하지 않는다. 어리고 젊었을 때의 패기와 엉뚱한 상상력들이 입시라는 교육열정으로 많이 억압된 상태이다 보니 더욱 그렇다.
그러니 그 속에서 무엇을 해내기란 오아시스를 찾는 것 보다 더 힘들다. 이는 부모들이 자식들에 대한 잘못된 사랑 법에서 기인하는 게 너무 큰 탓이다.
얼마전 산책하다가...
창조적인 일이란 0.1%만 이겨도 승리하는 싸움이다. 99.9%가 몰라주어도 상관없다. 0.1%만 내 작업의 가치를 알아주어도 세상은 혁명적으로 바뀔 테다. 특히 남들이 가지 않는 길, 평범하지 않은 도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마음가짐을 품어야 한다. 사사키 아타루는 발터 벤야민(WalterBenjamin, 1892~1940)의 위로를 전해준다.
“밤중에 계속 걸을 때 도움이 되는 것은 다리도 날개도 아닌 친구의 발소리다.”
나의 치열한 노력은 세상을 바꾸고픈 누구에게 ‘친구의 발소리’가 되어야 한다. 나의 시도는 과연 그럴 만한 수준에 올랐는가? 이 물음에 확신을 갖게 된다면 주변의 싸늘한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이다. 버려라. 창조적이지 못한 자들의 비아냥거림을!
반복되는 도전과 거듭되는 실패, 내 일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없는 상황은 외롭고 헛헛하다. 심지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는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년~1900년)의 이 책의 제4권은 70부밖에 팔리지도 않았다. 그것도 자비를 들여서 인쇄도 했다. 니체는 이런 처지를 다르게 받아들인다.
“자신이나 자신의 작품을 지루하다고 느끼게 할, 용기를 가지지 못한 사람은 예술가든 학자든 일류(一流)는 아니다.”
그럼에도 그대는 창조적인 도전을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그대의 마음속에는 “인간이 도달해야 할 가장 먼 것, 가장 깊은 것, 별처럼 높은 것, 거대한 힘”이 부글거리는 까닭이다. 사사키 아타루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을 다시 전해준다.
“그대들이 비록 큰일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그대들 자신이 실패했다는 것일까? 그대들 자신이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인간이 실패했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좋다! 가자!
높은 종족에 속할수록, 완성되는 일은 드물다. 여기 있는 그대들, 보다 높은 인간들이여! (중략)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 …… 많은 것이 아직 가능하다.”
우리는 왜 이런 젊은 사상가들이 거의 없을까.
천재의 발걸음들이 빨리 오라고 손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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