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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폭우, 대형재난을 바라보는 우리는?

von3000 2018. 7. 1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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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나라에서 슬픈 소식들이 날아들어 온다. 늘 지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쓰나미가 닥쳐오고 태풍도 늘 거쳐가는 일본!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번 일본 서부지역을 강타한 기록적 폭우로 수많은 희생자가 생겨난 것이 그것이다.


일본 서남부 지역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 건 지난 5일부터 8일까지다.
이 나흘간 강수량이 1687mm를 기록한 곳도 있다.

어마어마한 피해가 난 건 역시 비가 내려도 너무 많이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방재 선진국이라는 일본도 대책이 아무리 잘되어 있었다고 해도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의 비가 내린다면, 신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사진출처,AP-뉴시스

 


이게 어느 정도냐면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이 1600mm 정도고, 일본 연평균 강수량이 이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결국 1년 동안 내릴 비가 나흘간 한꺼번에 쏟아졌다는 얘기다.


지난 9일 일본의 매체 NHK는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일본 전국에서 88명으로 집계됐고 또 4명이 의식 불명의 중태에 빠졌으며, 58명이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물적 피해는 아직 집계되지도 않았다.


또한 이번 폭우가 시작된 지난 5일 밤 아베 총리를 비롯해 집권 자민당 의원들과 술을 마신 일이 구설에 올랐다. 이런 일은 참석 의원들이 SNS에 사진과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당시 도쿄에서 열린 행사에는 아베 총리와 기시다 전 외무상, 오노데라 방위상 등 40명이 넘는 의원들이 참석해 술잔을 주고받았다. 아베란 이 사람은 정말 자그마한 동네에 꼬마대장도 못 되는 인물이네.

사진출처,일본관방부장관 트위터

 

회식이 벌어지던 시간, 이미 서일본을 중심으로 호우 피해가 제기되고 있었고 그 이전에 20만 가구에 피난 지시나 피난 권고가 각각 내려진 상황이었다.
일부 언론과 SNS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도대체 어떤 정신으로 이런 술판이 가능한가?" "이게 위기 관리냐?" 등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지구촌의 망신이다. 세월호때도 이 나라의 대통령이란 자가 그러더니만 보수 우익이라는 사람들에게 인도주의가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번엔 일본의 대형 재난에도 한국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국에선 이웃나라의 재해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 후 일본이 보였던 행태를 떠올리게 되면서이다.
실제 일본의 폭우를 전하는 보도속의 댓글 창은 조롱과 비난이 난무한다. 심지어는 "일본은 돈도 많은데 동일본 대지진때 같이 바보처럼 지원해주지 말자""미안하지만 연민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심지어 한 누리꾼은 "일본 열도가 이번 폭우로 침몰했으면 좋겠다."는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했다.

 

사진출처,MBN캡처

 


이들이 이처럼 일본의 재해에 대해 조롱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대답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관련이 있다.
2011년 당시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강도 9.9 규모로 일본 국내 관측 사상 최고 강도를 기록한 지진이었다.

당시 사망 및 행방불명자는 25000여 명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물적 피해는 약 96000억 엔 규모에 달했다. 이웃나라에 덮친 사상 최대의 재앙에 한국 사회는 각계각층에서 온정의 손길을 모았다.

당시 공영방송 KBS는 일본 대지진 성금 모으기 특별 생방송을 진행해 모금활동에 나섰고, 대한민국 소방방재청은 일본 지진현장에 구조대를 급파해 실종자 수색활동을 도왔다.
뿐만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성금 모으기에 동참해 1500만원 상당의 성금과 구호 물품 등을 보냈으며, 학교, 길거리에서 자발적 성금 모으기를 시작으로 각종 기업들은 저마다 일본정부에 각종 생필품과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대한적십자사가 일본에 전달한 성금 규모는 약 300억 규모로 이는 각 국 적십자사가 일본에 보낸 성금 규모 중 5위에 해당 하는 액수였다. 그러나 이후 일본이 보여준 행태는 가관이었다. 한국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그럴 만도 했다.

지진 수습 이후 일본 문부과학성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기술한 중학교 사회교과서 12종의 검정을 통과시켰고 일본의 유력매체 아사히신문은 일본에 지원해준 국가 순위에서 한국을 제외시켰다.
심지어 당시 일본 민주당 차기 대표 경선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았던 노다 요시히코 일본 중의원은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A급 전범에 대해 "전쟁 범죄자가 아니다" 는 망언을 내뱉기도 했다.


이들이 보여주는 행동이 정상이라 말 할 수 있을까. 상식 이하의 처사들이다. 물론 다수의 일본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리 소수의 의견이라도 이 소수가 권력을 가진 자들이라면 다른 문제가 된다. 실로 몰상식의 극치를 달린다.

 

사진출처,AP-뉴시스

 

여기에 우리들의 일본의 수해이재민들을 바라보는 자세는 어찌해야 하나?

일본의 고관대작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했던 방식대로 그대로 돌려주고 싶지만 이건 아닌 거다. 괴물을 잡으려다 거꾸로 괴물이 되어가는 그런 거 아니지 않을까.

 

비록 소수의 인간들이 혐한의 구호를 외쳐대고 정치인, 관료들 이중적이라 행태를 할지라도 우리가 이웃나라의 재해에 대해 조롱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 물론 그들이 보여준 행동은 확실히 잘못된 지점이 분명히 있다. 일본 정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렇지만 일본 아베 정부가 보여준 극우기조와 일본의 재난 재해에 도움을 주는 것을 동일선상에서 보지는 말아야 겠다. 정치와 모든 것이 다 연관은 되어있지만 인도주의적인 부분을 다시 봐야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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