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Cafe Von

새벽1시, 충주휴게소에서

von3000 2019. 3. 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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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어떤 

 

내가 아는 어떤 형은 

손에 물기가 마를 날이 없는 

레스토랑에 주방을 지키는 정의의 쌍칼 잽이 기사장.

오늘도 어제처럼 손님들 많이 오지 말고 

아주 조금만 오시라고 기도하는
 식당의 주인장.
인간들 많이 오면 

정성을 나눠야 된다고 툴툴대는 바보.

내가 아는 어떤 형은 

세상에서 제일 비싼 술을 꺼내며 손을 떨었지.
가장 비싼 요리를 만들며 고급스런 두뇌와 셀 수가 없었던 

연습량만은 인간계 최강자

그렇게 떨리는 손으로
꺼내준 소주는 김이  빠져나가 버린 거야.
도덕이  선을 밟아버리는 바람에 다 빠져 나갔다고 울부짖네.

하늘로 가는 

비가 많이 와서 모든 기차나 비행기가 결항되었다는 데

 형은 어떻게 갔나 몰라

아니 어디에 숨어서 우리를 놀리는 거야

숨바꼭질 끝났어

어두운 그림자들만 남아있다고
빨리 나와

.

그러던 어느 날형을 봤다는 소문이 떠돌아 다녔어

마치 공기처럼
장마 같은 폭우에만 눈물을 씻는 바보들처럼 

떠밀려 돌아 다니는 집시들 틈에 끼여 멍 때리고 있더라고.

 

 

by, Vonkim

 

충주휴게소, 새벽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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