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기 전날, 그녀는 친구, 선배 문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간에 자꾸 누구에겐가 전화를 해서 화를 낸다. 또 그립다고도 한다. 그 술자리엔 '무진기행'을 쓴 김승옥도 있었다. 그녀는 계속 그러면서도 2차를 가자고, 3차를 가자고 한다. 이어지는 시간에 부담을 느낀 다른 이들은 다들 집에 가겠다고... 하나, 둘 일어서기 시작하고 정말 어쩔 수 없게 됐을 때...... ‘괜찮아!’ 하면서 쓸쓸하게 돌아서던 검은색 정장! 그 뒷모습이 마지막이었다. 그 뒤로 며칠이 지나고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은 다음 날 죽었다는 얘길 듣는다. 그 녀는 전혜린이다.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자살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증거는 없다. 1965년 1월 17일자 조선일보 5면에는 '심장마비'라고 되어 있는 것 뿐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