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서의 하루 아침 비행기타고 고향으로 간다 저어기 낼모레 오십줄에 들어서는 주먹깨나 쓰고다닌 양반이 웃고 있다 배운게 운전뿐이라고 택시 몰다 덤프트럭 몰다 버스 몰다 몸 성한곳 없다 난 웃지 못한다 얼른 뒷자석에 몸을 꾸겨버렸다 "형! 성판악으로 간다" "......." 성판악에선 까마귀떼들이 날보고 비웃을 것이다. 어린 날도 그랬던 것처럼.. 성판악 까마귀들과 악수를 하고 나서야 제주가 된다. 동백나무길을 건너면 고향집이다 팔순이 되는 내 엄마 무릎이 아프다 몇년 전 양쪽 다 수술했다 멀리서 아들을 보고는 하얗게 웃으며 아장아장 걸어온다 난 웃지 못한다 시선을 돌려버린다 엄마에게 나는 밥한끼도 못먹고 배곯고 다니는 아들이다 오늘 다섯끼는 족히 먹어야 오래된 이를 보이며 온 얼굴의 주름까지 하얗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