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 먼 옛날 떨구었던 나뭇잎 사이로 솜털 가득한 새싹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탄생의 전율이 어젯밤에 그 바람을 몰고 왔나 봅니다. 어떤 잎이 될지 동네 아이들 숨바꼭질의 원형이 되어줄지 피투성이 온몸 세발로 절룩이는 나그네의 눈물이 될지 억센 불면의 밤 세찬 비바람 속 너머 별빛이 되어 찐한 포옹의 황홀을 전해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따금 다가올 바람도 공기도 흩날리는 빗방울도 깃발 휘날리는 그 사람도 모릅니다. 진정 아무도 모릅니다. 오직 신만이 알고 있습니다. 새싹은 흙 속 무의식을 천천히 밀어 올리며 그저 아무 말 없이 오늘을 살 뿐입니다. 낙엽이 되는 순간을 꿈꾸며 말입니다. 제주 송당리 댓글과 공감은 저에겐 항상 힘이 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