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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34

왕좌의 게임 시즌8을 기다린다.

사진출처,왕좌의 게임 그대를 부른다 --- 왕좌의 게임을 보면서... 그 겨울이 다가온다. 이 세상 모두 심장이 떨리는 지독한 눈보라보다 살점이 떨어져 나간 뒤 무감각해지는 추위보다 나를 압도하는 그 공포 그 겨울이 찾아온다. 쌓인 눈 속에서 번쩍 뛰어오르고 시야를 때리는 눈가루 속에서 성큼 다가오는 그들 세상의 반을 다 쓸어 가버린 그 겨울처럼 지금 다시 찾아온다. 지구가 탄생하고 단 하루도 지금 이 순간에도 멈추지 않는, 전쟁 속에서 사라져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이름 없는 십자가들이 혼령이 되어 귀신이 되어 찬바람 불고 흰 눈이 내리고 또 쌓이면 기어이 오고야 마는 죽은 자들의 복수. 이름도 없이 그 무슨 흔적도 없이 지옥으로 간 하얀 귀신들도, 천국으로 간 하얀 귀신들도 자비롭지 않고 더욱 무자비..

여기/Cafe Von 2019.03.15

새벽1시, 충주휴게소에서

내가 아는 어떤 형 내가 아는 어떤 형은 손에 물기가 마를 날이 없는 레스토랑에 주방을 지키는 정의의 쌍칼 잽이 기사장. 오늘도 어제처럼 손님들 많이 오지 말고 아주 조금만 오시라고 기도하는 이 식당의 주인장. 인간들 많이 오면 정성을 나눠야 된다고 툴툴대는 바보. 내가 아는 어떤 형은 세상에서 제일 비싼 술을 꺼내며 손을 떨었지. 가장 비싼 요리를 만들며 고급스런 두뇌와 셀 수가 없었던 연습량만은 인간계 최강자. 그렇게 떨리는 손으로 꺼내준 소주는 김이 다 빠져나가 버린 거야. 도덕이 그 선을 밟아버리는 바람에 다 빠져 나갔다고 울부짖네. 하늘로 가는 날 비가 많이 와서 모든 기차나 비행기가 결항되었다는 데 이 형은 어떻게 갔나 몰라. 아니 어디에 숨어서 우리를 놀리는 거야. 숨바꼭질 끝났어. 어두운 ..

여기/Cafe Von 2019.03.09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갑자기 전화가 왔다. 콩닥콩닥 오래도 사귄 사람이다. 가까운 곳에 살았으면 벌써 싸우고 안 봤을 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우린 먼 곳에 살고 있으니 서로의 옷에 묻은 검정이 안 보여서 좋다. 손님 맞을 준비도 안했는데……. 어떻게 맞이 해야 하는 지도 다 잊어버렸다. 옛날, 오줌 누는 법을 잊어버렸듯이. 서울에 있는 형인데, 한 20년을 동종업종에 일하다 보니 1년에 한 두 번은 꼬박꼬박 만나게 된다. 형이지만 내가 함부로도 대했던 적도 있고, 형이 나한테 고집피울 때도 있었다. 20년 만에 형과 나는 일 이야기 말고 각자의 이야기를 했다. 나야 동생이라고 살짝살짝 힘든 얘기들을 비치긴 했어도 형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쪽 팔리는 상황이다. 나만 아픈 게 아님을 익히 알고 있었..

여기/Cafe Von 2019.02.20

멜랑꼴리아의 매력

저녁! 혼자만 있다. 밝은 곳에서 또 많은 사람들과 쨍그랑거리며 지낼것 같은 나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가끔은 정말 이 세상에 나 혼자였으면 할 때가 있다. 지금이 그런가? 날은 어둡고 무엇인지 모를 허물 딱지 하나가 계속 발바닥으로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우울일때는 더욱 그렇다. 두 어깨 무거운 지 오래되고 그 무게 감당하지 못해 터져 버릴때, 난 멜랑꼴리아가 되는 게 아닌 우울이 되고 만다. 멜랑꼴리에서 매력을 뺀 그 우울이 되어 버렸다. 그러니 난 자유를 원한다. 그냥 있는 멜랑꼴리의 자유! 이젠 그럴 나이도 되지 않았을까!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게 된 그 날로부터 '말'만이 유일한 표현법이 아님을...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언어학'을 최고로 두고 살아가듯이...

여기/Cafe Von 2019.01.19

나에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소원이 하나 있다면... ​ 그냥 흘러가는 강물에 발 담그고 바보처럼 멍때릴 수 있다면... ​ 모두가 흩날리는 가로수 길에서 아무 생각없이 그 바람과 얘기 나눌 수 있다면... ​ 작년 초가을 잠시나마 세상 구경하고 돌아가는 길에 얼어 죽어 버렸다는 고추잠자리를 뜨겁게 추모할 수 있다면... ​ 그냥 그런 여유를 누가 선물해 준다고...할...때... 택도 없는 체면 내세우지 않고 마다하지 않을 수 있다면... 詩, Vonkim 사진출처,Pixabay

여기/Cafe Von 2019.01.11

어린 날의 꿈!

늦은 밤, 그 섬에서 옛날 옛적! 형사가 나의 직업이 될 것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왜 그랬는지 어떤 계기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내 인생이 그렇게 될거라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같다. 강력계 형사! 승진하고는 거리가 먼...ㅎㅎ 북한강에서... 이 직업에 대한 나의 상상은 늘 범인을 좇고 많은 피는 아니지만(아프니까) 왼쪽 관자놀이 위에 검붉은 피가 조금 흘러내리고 오른쪽 광대뼈에는 시퍼렇게 멍든 모습이... 눈매는 시라소니를, 각진 턱선은 태양인의 형상...(너무 나간건가ㅋ) 늘 사복차림에 양복은 명절에나 아버지 제사에나 한두 번 입을까 말까. 차이나식 점퍼에 지퍼를 2/3쯤 풀어헤치고 무릎 양 옆에 주머니가 달린..그래서 그 주머니엔 담배가 늘 들어있는... 바지 밑단은 옷수선집 할매에게 사정사정하여..

간격이 가져다 주는 평화

간격의 중요성 예전엔 같은 업종끼리도 최소한의 간격을 두었지요. 일부러 한 군데로 모아 골목 상권을 만들어 내는 창의성이 돋보일 때도 있기도 했구요. 지금은 시대도 바뀌고 시절도 흘러가 버리면서 따뜻함마저 흩날리고 나니 남는 게 없네요. 지금 세대는 많이 달라졌지요.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것도 엄청난 미덕이 되어 버린 우울한 상황이죠! 그렇다고 이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만 하는 지... 어떻게 손써봐야 하는 데 혼자서는 그럴 수가 없네요. , 질문하나 드릴게요! 가까운 친구의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세상의 아름다움과 세계의 평화라는 것이 멀리 있지 않아요. 바로 이것이죠. "가까운 지인이 기뻐하는 일에 그대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감정!..

여기/Cafe Von 2018.12.13

번 아웃(Burn-out) 되었던 날들의 기억

번 아웃(Burn-out) 되었던 날들의 기억 10여 년 전. 그 때에서 멈춰버린... 내 감정대로 기억의 조각들이 맞춰져 버릴까. 두려운 기록으로... 길을 가면서 가로등 불빛의 옅어짐에도 흔들리며 무릎 꿇을지도 모르겠다는 그 촉이 만들어낸 감정의 두려움으로... 우울이 오고, 공황이 오고, 번아웃 상태일 때는 감정의 배출구로... 내 마음을 어느 누군가는 알아주기를... 위로해주기를... (누군가 온 것 같았어. 환시였나?) 따뜻한 시선 한번 뿌려주기를... 순전히 나의 욕심으로... 그래, 욕심이었지. 결국 위안은 스스로가 찾아가는 것. 어느 누가 얘기하고, 댓글을 달고, 공감을 눌러도 사실은 공감이 아니었음을.. 그저 연민이었음을... 진정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알아버렸다. 삶에 있어 순간을 점..

여기/Cafe Von 2018.12.04

한라산 성판악 까마귀들...

그 섬에서의 하루 아침 비행기타고 고향으로 간다 저어기 낼모레 오십줄에 들어서는 주먹깨나 쓰고다닌 양반이 웃고 있다 배운게 운전뿐이라고 택시 몰다 덤프트럭 몰다 버스 몰다 몸 성한곳 없다 난 웃지 못한다 얼른 뒷자석에 몸을 꾸겨버렸다 "형! 성판악으로 간다" "......." 성판악에선 까마귀떼들이 날보고 비웃을 것이다. 어린 날도 그랬던 것처럼.. 성판악 까마귀들과 악수를 하고 나서야 제주가 된다. 동백나무길을 건너면 고향집이다 팔순이 되는 내 엄마 무릎이 아프다 몇년 전 양쪽 다 수술했다 멀리서 아들을 보고는 하얗게 웃으며 아장아장 걸어온다 난 웃지 못한다 시선을 돌려버린다 엄마에게 나는 밥한끼도 못먹고 배곯고 다니는 아들이다 오늘 다섯끼는 족히 먹어야 오래된 이를 보이며 온 얼굴의 주름까지 하얗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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