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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Cafe Von 28

술마시고 싶은 날, 많이 취하고 싶은 날

사진출처,반달곰블로그 그다지 술을 즐기지 않는 나이지만 몇몇 분들과 술집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술집은 언제나 흥분하게 만든다. 함께 있는 이 순간 같이 이야기도 나누기도하고 아무 이유 없이 술도 한 잔 하고도 싶었고...상대가 누구든지... 뭐 그냥 엷은 미소를 보고 싶었다. 나도 그렇게 미소를 띠고 술을 마시고 싶었고. 너무나. 우울하지 않고 오버하지 않고 취하지도 않고 안취하지도 않고 어중간한 외로움을 느끼고 싶었다. 사람들 한명 한명이 다 내 눈 안에 들어오는 그렇게 그윽해지는... 진지하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그냥 나를 던져 넣은 물보라! 이야기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한마디를 꺼냈다. 한 시간 지났다. 말문이 틔였나?ㅋㅋ "우리의 유산은 유서 없이 우리에게 넘겨졌다"라는 한나아렌트의 '과거와 ..

여기/Cafe Von 2018.11.04

(공연리뷰) F의 음악, 밴드F, 그 음악의 광기

약간의 시간이 흘렀다. 약간이지만 아주 먼 곳을 떠나 온 듯 지쳐버렸던 시간들... 그 경계의 음악들이 나를 사로잡는다. "사이키 델릭" 그 숨 막히는 무대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리빌렛미'는 주문을 거는 말의 표현입니다. 작사,곡 F(보컬이 F) 있는 그대로의……. 보이는 그대로의……. 그 어떤 것도 숨기지 않고 다 드러내는……. 그리하여 우연인 듯 별 하나만을 따라가는 ……. 그렇게 이들의 "음악적 광기 "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 저 깊은 곳에서 탄생한다. 괴테가 말한다. "시인은 자기가 뭘 쓰고 싶은지는 알아도 자기가 뭘 썼는지는 모른다."고 롤랑 바르트가 한 마디 더 거든다. "자기가 쓴 책이 출판되는 순간, 저자는 죽음! 독자는 탄생한다."고 F도 그렇다. 한 두곡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자신의 ..

여기/Cafe Von 2018.11.01

걸어가는 이름없는 날들...길 위에 뿌려진 시간만큼...

.그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자식이 훌륭한 사람으로의 성장을 위하여 스승을 찾아, 일감을 찾아, 세상살이를 돌아보러 괴나리봇짐 하나 둘러메고 세상으로 보냈다. 학교의 일상 속에서, 수업 속에서 배운 것, 보다 더 파헤치고 분석하고, 경험하고 싶은 내용들을 하나하나 꾸려 넣어 떠나는 것이다. 8일동안의 전율이다. 아이들 덕분에 천국을 스쳐 지나온 것 같다. 길위에 뿌려진 시간만큼... 무엇을 버렸고 무엇을 가졌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르게 스며드는 것이겠지. 여행이란게 단절이지 않는가! 멀리 떠나서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로부터 멀리 떠나버리는 것일게다. 아마도 도보 여행은 자신의 두 발로 걷는 만큼 앞으로 나아가는 정직한 여행이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목적지에 가까이 가게 되는, 스스로 힘으로..

여기/Cafe Von 2018.10.29

난 아직 평화를 만나지 못했다. 강원도 고성에서 만난 동해 바다

동해바다로 왔다. 남해바다를 자주 보다가 동해바다를 깊게 바라본 건 어쩌면 처음이지 않을까. 같은 바닷물이지만 같은 태평양 물결이지만 그 이름이 갖는 상징성은 나의 시선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같은 지구 땅덩어리이지만 지구별은 그냥 지구별이다. 그렇지만 각각의 이름을 붙이면, 상징을 부여하면, 인간 열정과 무의식마저도 움직이게 한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가 말한 ‘이름이 없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 이름이 붙여지는 순간 우리는 분모위에 분자를 얹혀 놓는 것처럼 새로운 탑을 쌓게 되는 것이다. , 고성 통일전망대를 가는 길위에서 강원도 최북단 고성에서 만난 동해바다, 그 갈매기, 그 파도, 심지어는 나의 호흡으로 뱉어낸 이산화탄소마저도 바람의 날려 북으로 가지 않을까. 칼 구스타프 융..

여기/Cafe Von 2018.10.27

강원도의 힘, 도보여행, 태백산맥

강원도! 태백산맥! 함부로 그 이름을 거론할 사안이 아니다. 애들 반 이상이 목감기로 시달린다. 쌤들도…… 햇빛에 서면 조금 덥고 그늘에 서면 추워지는 강원도의 마술! 강원도의 가을! 걸어도 걸어도 넘고 넘어도 다가서는 고갯길! 작년 서부전선에 이어 올해는 DMZ 동부전선을 걷고있다. 화천, 인제, 양구, 고성 통일전망대... 긴 여정이다. 양구 전쟁기념관 전쟁을 기념할 일은 아니지만 사뭇 진지하다. 걸어가는 길위에서 만난는 군부대, 군 호송차량들... 잊지 말자는 것! '전의식'에서 떠나 보내지는 말자! , 3km의 터널, 돌산령 터널 처음으로 긴 터널을 걸었다. 또 새로운 기억이다. 파로호

여기/Cafe Von 2018.10.26

DMZ (demilitarized zone),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전투, 두타연 가는 길

철책선을 걸었다. '두타연'까지 가기전 미리 예약해둔대로 위치 추적기를 하나씩 목에 걸고 ㅎ ㅎ 가는 길마다 이곳이 DMZ임을 강조한다. 곳곳의 지뢰밭임을... 그리고 두타연 옆의 장군봉! 옛날부터 있었던 두타연에서 금강산 내금강 가는 길! 처음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에서 본 금강산은 외금강이다. 내금강 가는 길 나는 두타연도 궁금했지만 '피의 능선'을 더 보고 싶었다. '피의 능선 전투!' (아마 두타연이 피로 물 들었으리라...ㅠ) 1951년 8월17일부터 9월3일간의 걸친 진지 점령 전투 북한군과 한국군+미국군이 벌인 전투이다. 983고지, 940고지, 773고지로 연결된 산맥의 능선이다. '피의 능선'이란? [Star and Stripes]지 (미군발행의 일간 신문)가 지은 이름이다. 피의 능선..

여기/Cafe Von 2018.10.25

DMZ 도보여행, 화천 파로호전투

DMZ 도보여행중이던 어떤 날! 이른 아침 길을 나섰다. 그 무엇을 찾으러... 밤에 만났을 때의 너는 굉장한 파격이었다. 부끄러워 안개 뒤에 숨어 버릴 정도로 말이다. 슬픈 무희처럼... 누가 있을까. 연탄을 피우는 저 연기가 없었다면 존재를 알 수 없었는데... 도보는 안하고 아름다움 속으로만 들어가려 한다. 이리 살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미친 강박! 남북한 팽팽한 대결에서 DMZ는 세상 마지막 비무장지대이며, 전쟁의 최전선이다. 해가 뜨고 나서야.. 옷 매무시를 가다듬는 자연은 나체였다. 이른 아침! 나를 흔들어 깨운 너희들이다

여기/Cafe Von 2018.10.23

태풍이 지나가고 난 후...

시간이 놓쳐버린 풍선처럼 날아가 버리듯 간혹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온 동네를 윽박질렀던 매미소리가 점점 줄어들고 밤에는 가을이 왔다고 귀뚜라미 소리가 제법 들려옵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어쩔 수 없이 침잠 속으로 살며시 숨어 버리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비가 내리는 날을 싫어합니다. 이런 날은 우울이 몰려와 질문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근원적인 보다 근원적인... 답도 없고 끝도 없는 질문들입니다. 답이 없으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열감이 오르고 편두통이 저 멀리서 걸어옵니다. 지금까지 놓쳐버린 질문들. 외면해 버린 질문들. 성질 급한 고추잠자리가 비에 젖어 흐느낍니다. 태풍 '솔릭'오는 날. 늦은 밤. 지리산 계곡 위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산장에서 술에 취한 어떤 사람이 전화가 왔습니다. "..

여기/Cafe Von 201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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