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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Cafe Von 28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갑자기 전화가 왔다. 콩닥콩닥 오래도 사귄 사람이다. 가까운 곳에 살았으면 벌써 싸우고 안 봤을 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우린 먼 곳에 살고 있으니 서로의 옷에 묻은 검정이 안 보여서 좋다. 손님 맞을 준비도 안했는데……. 어떻게 맞이 해야 하는 지도 다 잊어버렸다. 옛날, 오줌 누는 법을 잊어버렸듯이. 서울에 있는 형인데, 한 20년을 동종업종에 일하다 보니 1년에 한 두 번은 꼬박꼬박 만나게 된다. 형이지만 내가 함부로도 대했던 적도 있고, 형이 나한테 고집피울 때도 있었다. 20년 만에 형과 나는 일 이야기 말고 각자의 이야기를 했다. 나야 동생이라고 살짝살짝 힘든 얘기들을 비치긴 했어도 형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쪽 팔리는 상황이다. 나만 아픈 게 아님을 익히 알고 있었..

여기/Cafe Von 2019.02.20

멜랑꼴리아의 매력

저녁! 혼자만 있다. 밝은 곳에서 또 많은 사람들과 쨍그랑거리며 지낼것 같은 나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가끔은 정말 이 세상에 나 혼자였으면 할 때가 있다. 지금이 그런가? 날은 어둡고 무엇인지 모를 허물 딱지 하나가 계속 발바닥으로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우울일때는 더욱 그렇다. 두 어깨 무거운 지 오래되고 그 무게 감당하지 못해 터져 버릴때, 난 멜랑꼴리아가 되는 게 아닌 우울이 되고 만다. 멜랑꼴리에서 매력을 뺀 그 우울이 되어 버렸다. 그러니 난 자유를 원한다. 그냥 있는 멜랑꼴리의 자유! 이젠 그럴 나이도 되지 않았을까!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게 된 그 날로부터 '말'만이 유일한 표현법이 아님을...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언어학'을 최고로 두고 살아가듯이...

여기/Cafe Von 2019.01.19

나에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소원이 하나 있다면... ​ 그냥 흘러가는 강물에 발 담그고 바보처럼 멍때릴 수 있다면... ​ 모두가 흩날리는 가로수 길에서 아무 생각없이 그 바람과 얘기 나눌 수 있다면... ​ 작년 초가을 잠시나마 세상 구경하고 돌아가는 길에 얼어 죽어 버렸다는 고추잠자리를 뜨겁게 추모할 수 있다면... ​ 그냥 그런 여유를 누가 선물해 준다고...할...때... 택도 없는 체면 내세우지 않고 마다하지 않을 수 있다면... 詩, Vonkim 사진출처,Pixabay

여기/Cafe Von 2019.01.11

간격이 가져다 주는 평화

간격의 중요성 예전엔 같은 업종끼리도 최소한의 간격을 두었지요. 일부러 한 군데로 모아 골목 상권을 만들어 내는 창의성이 돋보일 때도 있기도 했구요. 지금은 시대도 바뀌고 시절도 흘러가 버리면서 따뜻함마저 흩날리고 나니 남는 게 없네요. 지금 세대는 많이 달라졌지요.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것도 엄청난 미덕이 되어 버린 우울한 상황이죠! 그렇다고 이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만 하는 지... 어떻게 손써봐야 하는 데 혼자서는 그럴 수가 없네요. , 질문하나 드릴게요! 가까운 친구의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세상의 아름다움과 세계의 평화라는 것이 멀리 있지 않아요. 바로 이것이죠. "가까운 지인이 기뻐하는 일에 그대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감정!..

여기/Cafe Von 2018.12.13

번 아웃(Burn-out) 되었던 날들의 기억

번 아웃(Burn-out) 되었던 날들의 기억 10여 년 전. 그 때에서 멈춰버린... 내 감정대로 기억의 조각들이 맞춰져 버릴까. 두려운 기록으로... 길을 가면서 가로등 불빛의 옅어짐에도 흔들리며 무릎 꿇을지도 모르겠다는 그 촉이 만들어낸 감정의 두려움으로... 우울이 오고, 공황이 오고, 번아웃 상태일 때는 감정의 배출구로... 내 마음을 어느 누군가는 알아주기를... 위로해주기를... (누군가 온 것 같았어. 환시였나?) 따뜻한 시선 한번 뿌려주기를... 순전히 나의 욕심으로... 그래, 욕심이었지. 결국 위안은 스스로가 찾아가는 것. 어느 누가 얘기하고, 댓글을 달고, 공감을 눌러도 사실은 공감이 아니었음을.. 그저 연민이었음을... 진정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알아버렸다. 삶에 있어 순간을 점..

여기/Cafe Von 2018.12.04

5초 라식, 옵티 에피라식 후기

아주 오래된 벗이 5초라식을 한다해서 같이 따라가 봤다. 5초만에 한다는 라식이 사실일까 하면서 약간의 의구심이 들었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도 싶고 해서... 서면에 있는 안과병원을 찾았다. 내 친구는 라섹이었다. 옛날에는 알코올로 각막을 지져서 깍아 내렸다며 통증이 대단했다던데.... 오늘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앗다. 라식은 각막 절편을 찢어서 안에다 하는 것이고 라섹은 각막 상피를 긁어 낸다. 거울로 된 수술실 앞까지 보호자도 들어갈 수 있어서 구경하다가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 보고 용도는 블로그에 올리는 것으로 허락을 구했다. , 옵티 에피라식의 별명이 5초라식이다. 라식처럼 각막절편을 만들지 않고, 라섹처럼 알코올 각막화상을 입히지 않고 라식과 라섹의 단점을 없앤 가장 안전한 라식방법이..

여기/Cafe Von 2018.11.24

예의에 대한 짧은 단상

서울홍대앞 어느카페 예의에 대하여 관계에 있어 소통에 있어 너무 힘들어지는 시절이다. 여기에 많은 말들을 하지만 사실 예의에 칼날은 상대방을 향하는 것이 아니다. 나를 향하는 것이다. 예의를 차린다는 것은 나의 마음 매무새를 가다듬는 것이며 한없이 평화로운 마음으로 스스로의 품격을 높인다는 것이다. 마음의 칼날은 늘 자아를 향하고 그것의 후과인 예의 (혹은 매너)라 불리우는 것에 대한 칭찬과 비난은 자기의 몫인거다. 그러니 상대방에게 예의를 차리는 것이 아닌 스스로에게 예의를 높이는 것. 참새의 날개짓 만큼의 간격을 유지하고 스스로의 품격을 드높이는 것. 그것이 자기 삶의 대한 예의이며, 살아있는 것에 대한 예의이지 않을까~ by, Kim Von

여기/Cafe Von 2018.11.19

인생의 성공과 실패의 기준

이 글은 명작이다 이 글은 명작이다. 누구에게는 졸작이다.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분명해야 글이다. 분명하지 않는 것은 그냥 선이다. 분명함과 불분명함의 기준을 정한 사람을 도저히 못찾겠다. 좀 전에 썼다가 지워버린 그 문장이 그립다. 만났다가 헤어져 버린 이별이 참 곱다. 비내리던 날. 우산은 있지만 펴지않고 미친 놈처럼 흠뻑 젖어 버린 내 감정은 축복이다. 노래방에서 음 이탈이 심해 친구가 버튼을 눌러버린 그 노래가 내 노래다. 나는 괜찮다 생각했지만 사실은 안괜찮았던 나의 과거가 미치도록 아름답다. 기어가며 춤춘다. 걸어가며 눕는다. 헤어졌다 만난다. 만나면서 헤어진다. 열 두시가 지나니 열 두시를 향한다. 내일을 기다리다 오늘을 만난다. 채우면서 비워내고 싶다. 지금의 내 모습은 과거에 내가 한 ..

여기/Cafe Von 2018.11.17

교육에 대한 짧은 단상

하얀, 너무나도 하얀 아주 오래도록 이 길을 걸어갑니다. 왜 걸었는지는 나도 잘모르겠어요. 그냥 흘러왔던것 같고 살아왔던것 같고 견뎌낸 것만 같아 마음이 많이 쓰라립니다. 좋은 일도 많았지요. 아이들은 나에게 많은 웃음을 선물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인것 같습니다. 나의 웃음 사라져 버린 날이 팔월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아이들 때문도 아니구요. 어른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은 나의 잘못이죠.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씨익 웃어 넘기지 못하는 그리하여 잘삐치는, 화 잘내는, 말못되게 하는, 같이 일할수 없는 그렇게 회자되어진, 그런 내가 잘못인거죠. 머리로는 나의 잘못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마음은 안그렇습니다. 자녀를 놓고 의견이 다를수 있습니다. 그 다름이 뒷담거리는 아닐진대 그렇게 무심코..

여기/Cafe Von 20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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