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인물

나에게도 봄은 오는가.

von3000 2018. 3.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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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

        



먼 옛날

떨구었던 나뭇잎 사이로

솜털 가득한 새싹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탄생의 전율이

어젯밤에

그 바람을 몰고 왔나 봅니다.


어떤 잎이 될지

동네 아이들

숨바꼭질의 원형이 되어줄지

피투성이 온몸

세발로 절룩이는 

나그네의 눈물이 될지

억센 불면의 밤

세찬 비바람 속 너머 별빛이 되어

찐한 포옹의 황홀을 전해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따금 다가올

바람도

공기도

흩날리는 빗방울도

깃발 휘날리는 그 사람도 모릅니다.

진정 아무도 모릅니다.


오직

신만이 알고 있습니다.


새싹은

흙 속 무의식을

천천히 밀어 올리며

그저 아무 말 없이

오늘을 살 뿐입니다.

낙엽이 되는 순간을 꿈꾸며 말입니다.


 

제주도 송당리

제주 송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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